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

개요

한국에는 다양한 그리스도교 전통이 있는데 역사적으로 동방교회와 서방교회, 서방교회에서도 천주교와 개신교회로 분류할 수 있는데, 각각 한국정교회, 한국천주교회, 한국개신교회의 흐름으로 정리할 수 있다.

한국에서 천주교와 개신교는 불우한 근대사 때문에 서로 다른 종교처럼 소개되어 왔다. 개신교의 많은 교파 분열로 이러한 인식이 더 굳어졌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가난한 이들과 연대, 반독재·민주화운동, 정의와 평화를 위한 활동 등을 통해서 역사의 현장에서 이미 다양한 일치를 경험해 왔다.

20세기 초 에큐메니칼 운동은 세계교회협의회의 창립(1948), 제2차 바티칸 공의회(1965) 이후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이 시기에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공교회 간의 교류가 시작되었다. 1968년부터 공식적으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을 함께 준수하며 친교와 협력을 이어오다, 2000년부터 본격적인 정교회, 천주교, 개신교 간의 신학 대화를 시작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친교의 폭을 넓혀갔다.

2002년 상시적이고 안정적인 일치운동을 위하여 ‘한국 그리스도교 일치회의’를 조직하고 한국 교회의 일치 운동의 전환점을 마련하여 일치포럼, 신학연구, 신학생 교류 등 운동의 영역을 확장하였으며, 상시적이고 지속 가능한 일치운동 조직에 대하여 차근히 발전시켜 왔다. 그러다가 2012년 한국천주교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일치운동을 위한 보다 안정적인 구조를 확보하기 위해 심도있는 연구를 거쳐 2014년 5월 22일 공식적 기구인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Commission on Faith and Order of Korean Churches)를 창립하게 되었다.

방향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는 세계교회협의회 신앙과직제위원회의 모범과 정신에 기초하여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신앙(Faith)’의 영역에서 그리스도교 신조와 고백을 아우르는 공통의 장을 만들고, ‘직제(Order)’가 각 전통의 고유한 역사 속에서 신앙의 실천을 위해 채택된 것이라는 공동의 이해 속에서, 한국의 일치 운동은 그리스도교 영성과 성례적 삶의 유기적 관계를 통해 사귐과 교제 안에서 선교의 협력으로 나아가도록 방향과 과제를 설정하여 일치운동을 펼쳐가고 있다.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창립선언문

“아버지, 이 사람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여주십시오.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과 같이 이 사람들도 우리들 안에 있게 하여주십시오. 그러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될 것입니다.”(요한 17장 21절)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이며 성령도 하나입니다. 이와 같이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백성으로 부르셔서 안겨주시는 희망도 하나입니다.”(에페 4장 4절)

한국 천주교 230년, 한국 개신교 130년. 우리는 격동의 역사 한가운데서 만났습니다. 신앙과 직제의 차이가 있었지만 이 땅의 사람들과 함께 해방과 자유, 정의와 평화를 위한 투쟁의 자리에서 협력해 왔습니다. 1965년 함께 상호 방문기도회 가짐을 기점으로 1966년부터 77년까지 공동번역성서를 완간하였고, 1967년부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일치기도주간을 공동으로 지켜왔습니다. 이러한 봉사와 섬김, 영적 교감은 신학대화, 신학생 교류 등으로 점차 확대되었습니다.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운동이 일정한 성과를 달성하였다는 평가에 이어 일치운동의 확장을 위한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를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는 가깝게 사귀기, 함께 공부하기, 함께 행동하기, 함께 기도하기를 통해 한국 그리스도인들의 일치와 교파 간의 신앙적 친교를 이룸은 물론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적 삶을 살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이 땅에 복음이 전래된 이래 개신교와 정교회, 그리고 천주교가 공식적 기구를 통해 일치의 증진은 물론 선교협력으로 나아가는 단초를 마련한 것은 그리스도교 역사뿐만 아니라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서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우리는 정교회인, 천주교인, 개신교인이라는 전통적 자긍심 위에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이뤄진 일치를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통해서 증언하는 동시에 역사적, 사회적 책임을 실천할 것을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창립과 함께 선언합니다.

2014년 5월 22일

한국 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 창립총회
대의원 일동